꽝 280kg복공판 천여개 치솟아   1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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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280㎏ 복공판 천여개 치솟아
대구 지하철 가스폭발
사고순간 시뻘건 화마 폭 50m 길이 300m "공포"
신호대기 버스-승용차 함께 솟구쳐
철제강판,자동차-주택가 "공승 낙하"
인도행인들 후폭풍 휘말리며 기절
지하공간 꽉찬 lp가스 "일시폭발"
순간 수만도 열풍 대형빔 휘어져
발행일 : 1995.04.29 / 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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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을 이틀 앞둔 화창한 봄날 아침. 기온은 섭씨 13도,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에 바람도 불지 않는 상쾌한 날씨였다.
28일 오전 7시49분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영남중고앞 네거리길은 출근길 시민과 등교길 학생들로 부산하면서도 평온한 모습이었다.그러나 이들이 걷고 있는 거리 지하에 있는 지하철 공사현장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오전 7시30분 이곳 지하철 1-2공구현장에서 몇 인부가 심한 가스냄새를 맡고 이 사실을 인근 도시가스회사에 연락했다. 공사현장 곳곳에 관통하고 있는 직경 2백㎜의 도시가스관 어디서 가스가 누출되기 때문이다.

이곳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우신종합건설 목공반장 천귀일씨(31)도 가스누출사실을 확인하고 무전기로 현장사무소에 급히 보고를 했다. "설마 사고야 나겠어 " 그렇게 뇌까린 천씨였지만 일말의 불안감을 지울 수는 없었다.

마침 신호등이 보행(차량정지)신호로 바뀌자, 신일교통 소속 대구 5라3314호 등 시내버스 4대를 포함 80여대의 차량이 멈췄다. 행인들은 지하철 공사 때문에 철제 복공판들이 깔려진 차도를 건너가기 시작했다. 손목시계 초침은 50분을 막 넘어가고 있었다.순간 꽝 하며 지축이 무너지는 듯한 엄청난 굉음이 평온한 도심거리를 덮쳤다.

 이 일대 지하철 공사구간 수백m 바닥에 깔려 탈출구를 찾고 있던 도시가스가 마침내 인화돼 폭발된 것이었다.

밀폐된 지하공간에 웅크리고 있던 엄청난 양의 lp가스는 폭발과 동시에 가공할만한 팽창력(파괴력)을 과시하면서 공사구간 상단 복공판 위로 솟구쳤다. 수만㎏의 다이너마이트 폭발을 능가하는 듯한 파괴력은 순식간에 무게 2백80㎏짜리 철제 복공판 1천여개를 수십m 하늘로 날려보냈다.

출근길 평온한 일상은 찰나에 마의 참화로 바뀌었다. lpg의 파괴력은 복공판과 함께 학생 행인 버스 승용차까지 공중으로 날려보냈다. 0.1초의 짧은 순간에 시퍼런 불기운이 이 일대 가로 50m, 세로 3백m 거리를 스쳐 지나갔다. 전광석화같은 불기운이 스쳐 지나간 자리는 곧 화재로 이어졌다 .

사람들의 노출된 얼굴은 순간적으로 시꺼먼 3도 화상을 입었고, 버스와 자동차들은 불구덩이에 빠진 것처럼 불이 붙었다. 수만도의 고열은 인근 건물벽들을 온통 시꺼멓게 그을렸고 철제빔을 휘어놓았다.

 폭발 당시의 충격과 진동은 인근 4㎞ 이내의 아파트 유리창까지 박살냈다.짧은 순간에 일어난 대폭발을 사람들이 자세히 기억할 수는 없다.

사고 순간 승용차를 타고 교차로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곽영순씨(36 현대자동차 월배영업소 과장)는 "지축을 진동시키는 폭음소리와 눈앞이 캄캄해졌다고 느끼는 순간, 원자폭탄의 거대한 버섯구름처럼 눈앞에 흙먼지 기둥이 일고 철판들이 하늘로 치솟았다"고 기억했다.

 등교길에 사고를 만나 오른쪽 다리가 부러져 보훈병원에 입원한 대구상고 1년 박윤호군(17)은 "네거리 주변 인도를 걸어가는데 꽝하는 폭음과 함께 먼지와 바람이 세게 부는 것을 느끼고 정신을 잃었다"고 사고당시를 회상하며 몸을 떨었다. 박군은 "마치 큰바위가 솟구쳐 몸을 덮치는 듯했다"고 진술했다.대폭발로 인해 공기가 소모돼 순간적으로 진공상태가 된 사고현장. 이를 메우기 위해 주변의 대기가 몰려든 것이다. 이과정에서 거센 바람이 불고, 흙먼지가 날리는 이른바 후폭풍 현상이 일어났다.

 이와 함께 하늘로 치솟았던 철제강판들이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일부는 시커멓게 입을 벌린 공사현장으로, 일부는 인근 주택이나 자동차를 덮치기도 했다.마치 영화 그날 이후(the day after) 의 한장면처럼 순식간에 모든 것이 폐허로 변했다.꽝하는 굉음에 이은 일순간의 정적. 그러나 곧 아수라장과 아비규환의 비명, 절규, 단말마적 외침이 온거리를 뒤덮었다.

 평온한 아침거리가 지옥같은 참사의 현장으로 바뀌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여초였다. <대구=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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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이미끊어져 있었다 
충격딛고 사람부터 구하자(삼풍주유소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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